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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3] 무소유- 법정

by 자몽이. 2020. 4. 9.

안녕하세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 이어

세 번째로 소개드릴 책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입니다.


 

 

지은이) 법정

펴낸이) 윤형두

펴낸곳) 범우사

3판 87쇄 발행) 2010. 4. 10

8,000

 

현재는 절판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내용과 낯선 용어도 많아서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23~27페이지는 몇 번을 반복해도 좋은 부분입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page 23

"무소유"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page 24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page 25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헌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서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거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는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한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page 26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page 27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뜬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 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다른 의미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

 

이 말을 다시금 새겨보며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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